30회 동안 '운농의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을 올렸던 박중기 입니다.
사실 이 연재를 시작한 동기는 순전히 제 '필요'에 의해서였습니다.
최근에, 나이를 먹으면서(저보다 많으신 분께는 죄송합니다) 일상의 대화를 할때, 제가 어눌해 졌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뭐, 갑자기 머리에 이상이 왔다던가 하는것은 아니지만 어쨌던 언어의 선택, 구사, 논리의 전개, 단어의 선택 등이 이상하게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땐 말이 잘 이어지지 않아 당황한 적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는 말 할것도 없이 '늙어감' 이고, 또 한 가지는 산골로 이주한지 11년, 자연히 '사람들과의 대화 부족'이라는 것일테지요.
상대와 대화중에 적당한 어휘가 생각나지 않거나, 사물이나 장소의 명칭, 사람의 이름 등이 그만 깜깜하게 떠오르지 않는
것이지요. 벌써 치매기가 있는 걸까요?
이런 현상은, 내공이 고수인 분들은 '이제 그만 말하고, 그만 생각하고, 가만히 엎드려 있으라는 자연의 섭리야!' 라고 하실테지요.
그렇지만 어디 인간이라는게 뻔히 아는 깨달음에 쉬이 순응하나요?
'햐! 이거 야단났어! 이러다 치매 오는거 아냐?' 하고 은근히 풀이 죽지요.
그래서 이런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없을까를 궁리하다가 꾀를 하나 냈습니다.
'글을 쓰자!'
글을 쓰게 되면 싫어도 어휘를 궁리해야 하고, 그런대로 논리 정연한 글을 만드려고 애는 쓸 것 아니냐고 생각했지요.
그러면 어떤 글을 쓸 것인가?
이제와서 인문학 강의를 하려는 턱도 없는 엄두를 내기도 그렇고, 소설을 쓰기도 그렇고...... 궁리를 하다가 유일하게 제가 글을
끄적이는 경우는 '여행을 갔을때' 라는게 떠오르더군요.
다른나라로 가는 여행은 2001년 부터 시작했습니다만 그때마다 하루가 끝나면 침대맡, 또는 숙소의 탁자에 앉아 자연스레 끄적
이게 되더군요. 그것 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었고요.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타국에서의 밤 시간은 여러가지 제약으로 숙소에 얌전히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갈때마다 노트가 한권, 또는 반권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로 한 달 또는 보름 단위의 여행을 많이 한지라 그 분량이
꽤 되었습니다. 타국에서 보낸 가장 긴 기간은 45일 간이었습니다.
주로 할 일이 없는 겨울에 혹독한 우리의 백운산 자락 추위를 피할 겸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에서 선택한 것이 비교적 기록(일기)이 자세한 2011년의 뉴질랜드 여행기를 연재해 보자고 생각했었던거지요.
그 '치료목적'(^ ^)의 연재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제 글을 읽으며 남들이 '쯧쯧!' 하든 '이런걸 나보고 읽으라고?' 하든, 그런것은 상관하지 않고 뭉개기로 했고, 그 '치료
목적'은 확실히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듯 합니다.
그 점에서 저는 일단 만족합니다.
이왕 이런 글을 연재하고 보니 그 '치료목적'의 글을 조금 더 해보면 어떨까 하고 감히 엄두를 내고 있습니다.
2006년에 두번째 네팔 히말라야 트래킹으로 랑탕계곡과 헬럼부라는 지역을 40여일 정도 다녀 온 기록이 있습니다.
히말라야 라는 곳이 사람들에겐 접근하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지고, 몹씨 힘든 여행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히말라야를 소개하는 우리 TV들은 아이젠 착용하고 산소 마스크를 한 등산가(저는 이런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8천미터가 넘는 산꼭대기에 기어이 올라 깃발 꽂아야 하는지, 저는 영 못마땅합니다. 산은 밑에서 쳐다봐야지요) 를 주로
보여줄 뿐, 그 아래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지는 잘 보여주지 않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이런 선입견을 가진 분들에게 '그게 아니라'고,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너무 주관적이고(하긴 주관적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 재미없는 글을 읽어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하시거나, '나도 한번 해 봐?' 하는 분이 있으시면 경험자(!)로서 조언을 쪼끔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은 제게 살짝 말씀해 주십시요.
다시 한번 더 제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어지러운 글, 죄송하다는 말씀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박중기 드림.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중늙은이의 히말라야 일기 (0) | 2013.07.29 |
---|---|
(1)'중늙은이의 히말라야 일기'를 시작하며.... (0) | 2013.07.29 |
(30)운농의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 (0) | 2013.07.28 |
(29)운농의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 (0) | 2013.07.28 |
(28)운농의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 (0) | 2013.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