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운농의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

운농 박중기 2013. 7. 27. 11:51

 

'운농의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 을 시작하면서.....

 

박중기 입니다. 지난번 걷기대회에서 말씀 드렸듯 뉴질랜드 자동차 여행의 연재를 시작하기전에 우선 연재를 해 볼까 하고 생각하게 된 동기를 말씀 드리면

 

우선 저는 여행을 하면 꼭 필기도구를 지참합니다.

하루를 마감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기에는 뭔가 빼먹은것 같은 허전함이 있어 끄적이게 됩니다.

그런 끄적인 글들이 대략 10여편 됩니다. 주로 해외여행 글들입니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종주코스 한차례, 같은 곳 베이스 캠프 코스 한차례, 히말라야 랑탕 헬럼부 코스 한차례, 이렇게 네팔을

세차례 다녀왔고(총 삼개월 정도), 동유럽의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등을 한차례(이십일 정도), 피지 아일랜드 한차례, 태국 한차례, 중국 한차례, 뉴질랜드 두차례(총 이개월 정도), 인도 한차례(한달정도) 등 등 입니다.

갔을때마다 끄적인 것이 있기는 합니다만 몇일 전 다락에서 그 일기들을 잠시 훑어보다가 '이걸 왜 적어뒀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 혼자 한번씩 읽어 보기 위해서?, 책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 등등 생각해 봤지만 뚜렷한 동기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재를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아내와 저는 위 여행들을 전부 자유여행으로 했습니다.(중국 여행만 빼고) 

연재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의 다소 고집스런 여행원칙을 소개하는것이 좋겠습니다.

 

첫째, 여행사가 주선하는 패케지 여행은 되도록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우리 발길 닿는 곳을 되도록 넓히고 싶은 까닭입니다.

 

둘째, 우리는 '검소함'을 평소의 생활철학과 신조로 삼고 있습니다, 넉넉한 살림살이가 아닌 탓도 있지만 '물질이란 많이 가지면 많은 것을 잃는다'는 개똥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여행중엔 주머니가 두둑하면 걸어 다니기 싫고, 택시 타고 싶고, 되도록 모든게 갖춰진 호텔을 찾게되며, 호식(好食)을

즐기고 싶은 유혹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검소한 방식은 우리의 경우 오히려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걷거나 버스를 타면 사진 촬영에 제약이 없는것도 이유

입니다. 또한 미리 주선한 이동수단을 이용하는것이 편리하고, 시간을 아끼는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그리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 까닭입니다.

또, 괜찮은 호텔에 투숙할 경우, 잘 갖춰진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가 접촉하고픈 보통사람들과의 조우가 오히려 제약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들이 우리가 '최대한 검소한 여행'을 지향하는 까닭입니다. 물론 두말 할 필요없이 우리의 경제사정과도 맞추기 위함

입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아시다시피 물가가 비싼 나라이다보니 기본적으로 경비지출이 많았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뉴질랜드의 환율이 오를대로 오른때에 계획이 잡혀 더 힘들었지요.

또, 우리가 6개월 정도 계획을 틈틈히 짠 후에 막상 출발 하려한 이틀전에 뉴질랜드 제2의 도시이고 우리가 첫 기착지로 비행기를 예약한 크라이스트처치가 지진으로 도시 중심부가 쑥대밭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잠시의 갈등 끝에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우리의 계획은 뉴질랜드의 남북섬을 자동차로 전부 일주 하는것

이었는데 지진은 크라이스트처치 만 강타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요.

급히 항공사에 연락해서 오클랜드 행으로 바꿔 우리는 계획대로 출발 했습니다.

 

셋째, 되도록 빡빡한 일정을 피했습니다. 일정에 쫒기다보면 여유가 없어지고, 여유가 없으면 여행은 피곤하기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다소 고집스런 여행 행태 때문에 우리 스스로 힘든 적도 많았고, 때로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궁상일 때도 없진 않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체질에 맞습니다. 어차피 여행은 남의 눈을 의식하면 피곤해지고, 돌아와서도 허탈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아무튼 우리는 '우리식대로' 여행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적고 보니 '지극히 상식적' 입니다 그려.

 

다음은, 연재를 시작하기전에 우리의 이번 여행의 방식입니다.

 

교통편 ; 0. 출입국은 비행기로 하고(경비절감을 위해 직항편은 피하고 일본을 경유하는), 도착해서는 자동차 렌트

             0. 자동차 렌트는 1500 CC 6년된 일제 닛산 '써니'(렌트 경비는 하루에 보험료, 선박비 합해 5만 8천원 정도) 

             0. 남북섬을 오갈때 자동차를 싣고 화물 여객선 이용

 

숙소   ;  0. 호텔 (한번도 묵지 않았음, 대략 15만원에서 50만원 사이라고 함)

            0. B&B (      "         "           대략 15만원에서 30만원 사이라고 함, 은퇴한 노 부부가 주로 운영하는 고급 민박)

            0. 모텔 (어쩔 수 없어 딱 2번 묵었음, 대략 10만원에서 15만원 사이)

            0. 백 패커스 (여행의 절반을 묵었음, 대략 5만원에서 8만원 사이, 백패커스란 주로 젊고 가난한 여행자 숙소임)

            0. 홀리데이 파크 (여행의 1/3을 묵었음, 대략 4만원에서 6만원 사이, 캠핑카가 주차해서 오물을 버리고 공동 부엌을 쓰는

                                    넓은 부지에 캐빈 등 침대만 있는 방의 숙소 형태)

            0. 유스 호스텔 (여행의 1/3을 묵었음, 대략 7만원에서 8만원 사이, 국제 학생증이 있는 젊은이들이 저렴하게 묵을 수 

                                    있는 공동부엌, 공동 화장실 등이 있음) 

            0. YMCA (귀국을 기다리며 몇일 묵었음, 대략 5만원에서 8만원 사이, 저렴함을 찾는 젊은이들의 숙소)

 

유류비  ; 휘발유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 단 경유는 휘발유 보다 500원 정도 저렴함, 거의 대부분 셀프 주유소. 자기가 주유하고

              주유소에 딸린 가게에 가서 지불하는 방식.

 

도로형태 ; 고속도로는 딱 한 구간밖에 없고, 전부 국도. 대부분의 국도가 100킬로 제한속도. 신호등은 오클랜드, 크라이스트

               처치 외엔 신호등이 없고, 전부 로타리 임. (운전자 대부분이 소름끼칠 정도로 법규를 준수하고, 도로가 한산하여 한번도 운전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음) 

 

도로주행 ; 차는 우리와 반대로 오른쪽 운전대, 왼쪽도로 진행(우리와 전부 반대)

 

여행기간 ; 1개월 

 

식사 ; 2인용 전기밥솥으로 아침과 저녁은 해 먹고, 점심은 빵, 치즈, 과일 등(무지 저렴함)

 

대략 이런 조건으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내일 부터 본격적으로 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변변찮은 글 이지만 참고 삼아, 재미 삼아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