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두번째 이탈리아, 그리고 부다페스트(6)

운농 박중기 2018. 5. 31. 12:09

4월 10일(화) 나폴리, 소렌토, 포지티노, 폼페이, 아말피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 테르미니 역 옆에서 대형버스를 타고 이른바 '남부투어'를 다녀왔다.

나폴리와 소렌토는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가며 버스 차창 너머로 긴 해안선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소렌토는 해안 절벽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풍광이 아름답다.

해안 절벽을 따라 달려 포지타노에선 마을 산책을 하고 보트를 탔는데, 바다에서 바라보는 포지타노의

벼랑에 매달린듯한 마을이 이채롭다. 왜 저런곳에 마을이 들어섰을까?

도무지 평지라곤 없는 해안 절벽에 마치 벌집처럼 매달린 집들은 구경거리가 될만 했다.


폼페이는 제대로 구경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큰 도시였고, 발굴된 마을의 형태가 뚜렷해서 놀랐다.

화산재에 매몰된 마을을 발굴해 놓은것도 놀랍지만 공회장과 목욕장, 아폴로 신전, 바시리카 등의

흔적이 비교적 그 규모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는것이 볼 만하다.

기원전 8세기부터 형성된 그야말로 고대도시라는게 믿기지 않을만큼 규모나 형태가 완벽하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

특히 마차가 다니던, 돌을 박아 만든 주 도로에 바퀴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것이 신기하다.

서기 79년 베수비오스 화산의 폭발로 화산재 밑에 묻히면서 잊혀진 도시가 생생하게 나타나 있는 

광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화산폭발로 묻힌 도시를 1,700여년이 지난후 발굴되었다고 한다.

화산재에 묻혀 죽은 몇몇 사람과 개의 형상이 담긴 공간에 석고를 부어 재현한 '마지막 순간'은

그 자세가 너무 생생해 전율이 일 정도다. 

24시간 계속되었다는 화산폭발로 인한 생지옥은 지금으로선 상상이 되지 않는다.


포지타노에선 젊은애들과  보트를 타고 쾌속으로 바다위를 달려 해안 절벽 밑의 동굴을 보기도

했는데, 보트가 질주할 때마다  꽥꽥 괴성을 질려대는 젊은애들과 어울려 있는것이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꽤 재미있다.

이 나이에 애들과 같은 보트를 타고 꽥꽥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바다위를 질주하는 늙은이...... 

쑥스럽지만 뭐 상관있으랴.

신혼여행을 온 커플들이 많았는데 그들의 행복이 주변에 전염되는 모습을 지켜 보는것, 뭐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