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편지) 19호실

운농 박중기 2017. 11. 26. 15:32

첫 눈이 내립니다.

별 예고도  없었는데 아마 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엄청 쏟아지고 있습니다.


'야니(Yanni)'의 음악을 잘 안다니 반갑습니다.

저는 어떤 음악이 좋으면 몇 년이고 듣습니다. 싫증을 잘 내지 않지요. '야니'는 십수년을 들었지만

가장 질리지 않는 음악이었습니다. 내 생애 가장 위로가 된 음악입니다.

한때는 베토벤의 '황제' 교향곡과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수년간 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드라마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드라마지요?

유일하게 요즘 보는 드라마인데 참 재미있더군요.

19호실을 언급하는 편도 봤습니다.

요즘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도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이후 생활이 없는 여기 형편상 가끔 드라마를 보기도 합니다만 이 젊은이들이 나오는 드라마는

참 신선하기도 하고 좀 우리 세대하곤 맞지 않는 부분도 없지 않고, 약간은 비현실적 설정이 있지만

좋았습니다.

세 커플의 로맨스도 특이하고요.

요즘 드라마가 신세대 위주이긴 하지만 그들이 위로받고, 공감하고, 추구하는것에는 우리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그런 시절을 겪었고, 머릿속엔 각인되어 있으니까요.

다만 나이 들었네 하고 모른척 할 뿐이지요.

'19번 방'은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어릴때부터 19번 방이 필요했고, 지금도 필요합니다.

사랑을 하면서도 허무를 느끼고, 우정을 나누면서도 공허를 느끼는거..... 사람이니까요.

위로가 되는 존재의 실존을 느끼면서도 그 존재에 익숙해지는 것에 또 질려 하는것이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가끔 일탈이 필요하고, 차 속에서 큰 음악을 틀어놓고 질주하기도 하고, 남의나라의

골목길을 혼자 헤매기도 하지요. 사람이니까요.

'외도'라는 탓을 할 만큼 그 방은 절실하니까요


눈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번 내려 가보려고 시도는 해 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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