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옆 살아내기
이번에도 대세(!)에 떠밀려 마(魔)의 7월 말과 8월 초순에 떠밀려 온 사람들로 우리 집 앞은 시끌벅적 입니다.
왜 우리 사람들은 모두 이 기간에만 휴가를 갈까요? 모르겠습니다......
30년 직장생활에서 이 기간에 휴가를 한번도 쓰지 않은지라 .......
어찌되었건 일 년 열두 달 아무도 오지 않던 외부인들이 이 기간 어김없이 밀려왔습니다.
차고앞에 떡하니 박아놓고 가버린 넘을 계곡 아래 내려가 수소문해서 찿아내 최대한 웃는 낯으로(이거 참 힘듭니다.
연습 많이 했습니다!) 이동을 부탁(!)하니 시무룩하니 찌푸린 얼굴로 올라오더니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양 빼내 주고는
한마디 말없이 휭하니 내려 가버립니다.
현관앞에 차를 박아놓은 넘도 있어 저녁나절 차를 빼러 왔길래 물끄러미 쳐다봤더니 한마디 말도 없이 제 식구들을
태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역시 휭 가버립니다.
살짝 약이 올라 그 다음날 또 다른 녀석이 현관앞에 차를 대길래 역시웃는(!) 얼굴로 제지 했더니 '여기가 다 지 땅이야!'
하고는 가버립니다. 아니, 저 넘이 아무리 무식해도 그렇지 현관앞이 우리 땅이 아니면 누구 땅이람?
또 한 넘은 고길 구워먹은 석쇠를 가지고 올라 와서는 우리 담아래 던지길래 저 아래 쓰레기 모아 놓은곳에 버리랬더니
흘끔 쳐다보곤 지가 놀았던 계곡 아래도 획 던져 버리고 갑니다.
저녁, 해가 지고 아내와 산책길에서 우리 인간들이 왜 그 모양이 됐는지에 대해 분석(!)을 해 보았지만.... 모르겠습니다.
혹은 알듯말듯한 이유를 주저리주저리 생각해 냈지만 뭐 그게 정확한 분석도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집 옆 계곡만 이럴까요? 그렇지 않을겁니다. 전국의 이 기간, 이런곳에서 일어나는 우리 넘들의 풍경일겁니다.
누구 좀 분석해서 알려 주시지요.
다음주 만 지나면 이넘들 일제히(!) 사라질겁니다.
마치 쓰나미가 지나고 갑자기 찿아온 이상스런 평온처럼 말입니다.
20대-40대로 추정되는 이런 넘들이 이렇게 많아진건 무엇때문일까요. 이렇게 사람들이 몰염치, 무개념, 짜증맨이 된 건
왜일까요? 왜 이렇게 전투적인 사람들이 넘쳐나지요?
그나마 참으로 다행인것은, 이런 넘들의 행태에 이젠 이골이 난 탓인지 전혀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행일까요? 나도 점점 무신경 몬스터가 되어가고 있는건 아닐까요?)
극렬한 무례함이 온 나라를 암울하게 뒤덮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나마 산골에 묻혀사니 이 보름 정도의 기간만 지나면 평온의 일상을 되찿을 수 있는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계곡옆으로 터를 잡은 내 탓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번개팅을 고지 하겠습니다. 8월 7일쯤 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 피해야 될 듯 합니다.
모두들 이 더위 잘 참아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