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두번째 이탈리아, 그리고 부다페스트(25)

운농 박중기 2018. 6. 19. 17:50

4월 29일 (일) 부다페스트


오후에 '테러 하우스'엘 다녀왔다.

이들의 힘든 시절, 1,2차 세계대전과 파시즘의 세월 동안 핍박 받은 사람들, 죽임을 당한 사람들,

나치와 협력하여 많은 이들을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에 대한 기록과 영상, 지하 감옥

등을 전시한 꽤 큰 건물의 전시장 이었다.

독일인들의 끝없는 반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에 준하는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 '테러 하우스'

지만, 전시물이 좀 빈약한 느낌이었다.

더구나 외국인들이 보기엔 영어로 된 버젼도 없고 좀 생소한 편이고, 주로 사진과 영상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밤은 지하철 아스토리아 역에서 좀 떨어진 야외 Pub에서 보냈다.

맥주 맛이 좋았다.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뭐, 게의치 않았다.

이번 여정을 되돌아 보면, 애초에 계획했던 교통편(전체 여정에 대한 기차 예약)과 머물 도시에서의

대략적인 일정, 미리 예약한 숙소에 대한 것들이 별 차질없이 되었으므로 별 문제가 없었다.

다만 로마에 처음 도착해서 날씨와 숙소 탓에 감기와 심한 기침 때문에 앞으로의 여정을 끝낼수 있을까

하고 잠깐 걱정했던것 빼고는 순조롭게 지냈던것 같다.

이탈리아에서의 열악한 여러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생겨 심란 했었지만 어찌보면 컨디션 난조에 의해

예민해져서 더욱 크게 느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 일정을 부다페스트로 정한 것은 아주 잘 한일이라고 느꼈다.

활기차고 깨끗하며 부드러운 분위기의 부다페스트가 치유의 역활을 한 것 같다.


인터넷 뉴스를 보니 한국엔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뉴스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전쟁의 위험을 종식 시킨다는(현재는 정전 협정이므로) 의미 말고도 우리네의 삶의 방식과 사고 방식,

사회 시스템 등을 모두 바꿀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빨갱이니, 종북이니 하면서 끝없이 안보 장사를 하던 무리들이 없어지는 것만도 우리 사회가 많이

달라지겠지.

이런 와중에 재를 뿌리고 있는 덜 떨어진 인간들이 눈에 띄지만 이제 그들의 준동은 별 화제거리도

되지 않는것 같으니 다행이다.

'부자 되세요!' 라는 천박한 슬로건을 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선글라스 사나이는 나라를 마치 자기

장터인양 주무르고, 국격 어쩌고 하는 얘기로 코메디 같은 짓을 하더니 감옥에 가고, 그 뒤를 이어 

이상한 사람이 이상한 짓들을 하다가 또 감옥에 간, 정말 지도자 복이라곤 지지리도 없는 나라였는데

이제 좀 제대로 된 이가 지도자로 나와 있는데 그도 헛발질을 하지 않을지 지켜봐야 겠지만, 아직까진

지극히 상식적인 행보를 보여 안심이 되긴 한다.

 

돌아가면 TV에서는 정치인들의 얘기로 날이 세겠지. 그게 우리네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