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1)달과 별이 그려진 선홍빛 나라 터키

운농 박중기 2014. 6. 14. 15:05

'달과 별이 그려진 선홍빛 나라 터키'는 터키에 처음 내렸을때 공항에 펄럭이던 터키 국기가 참 인상적

이라고 느꼈기에 이번 여행기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터키의 국기는 선홍빛 바탕에  초승달과 별이 그려진 도안입니다.

이번 여행의 전 여정에서 이 선홍빛 터키 국기를 정말 많이도 봤습니다.

터키 국민은 자기네 국기를 정말 사랑하는지, 아니면 관리들이 특별히 애국심을 고양키 위해 국토

전역에 그렇게 많은 국기를 게양해 놓은 것인지 나로선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터키 국기는 참 인상적

이기도 하지만 멋있게 보였던것도 사실입니다.

관공서는 물론, 일반 상점, 좀 높은 건물, 동 로마로 통용되는 비잔틴 시대, 오스만 투르크 시대의

수많은 유적들, 심지어는 산 꼭대기와 구릉 지대에도 선홍빛 터키 국기는 펄럭였습니다.

카파도키아의 기이한 바위의 성(城) '우츠히사르'의 꼭대기에 펄럭이던 터키 국기를 보면 마치 오스만

시대부터 이 선홍빛 국기를 펄럭이며 초승달을 닮은 긴 칼을 휘두르며 말을 타고 돌진하는 술탄이

떠올랐을 정도였습니다.

터키 처럼 이렇게 수많은 국기를 게양해 둔 나라도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번 여행은 당초, 이스탄불과 에페스 유적이 있는 셀축, 지중해 연안의 유적 도시 안탈리아, 인상적인

기암괴석의 고장 카파도키아, 오스만 시대의 주택들이 고즈녁한 북부 사프란볼루, 이렇게 다니리라고

작정했지만 히에라폴리스 유적과 석회 온천지대로 유명한 파묵칼레, 흑해 연안의 해변도시 아마스라,

이렇게 두곳이 추가 되었습니다.

2014년 5월 22일 떠나 6월 10일까지 20일 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내와 동행했습니다.

 

 

2014. 5.22(목) -이스탄불-

 

새벽에 일어나 서둘러 서울로 향했다. 서울 동서울 터미널에서 지하철을 타고 홍대 입구 역에서 공항

철도로 환승하여 인천국제 공항으로......

이스탄불 행 대한항공을 탑승해 이륙한 것이 오후 1시 50분. 10시간 넘게 짐짝이 되어 좁은 좌석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큰 부담이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하자 이곳 시간으로는 저녁 7시 40분.

 

우선 공항 환전소에서 100불을 터키 리라로 환전하고는 공항밖으로 나가 맞은편 에 있는 승강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지하철을 탔다. 여기까진 가이드 북에 상세히 있어 별 어려움은 없었다.

공항 지하철에서 제톤(토큰) 4개를 12리라의 동전을 투입하고서 구입했다.

지하철에 2개, 트램에 2개가 필요했으니까.

'제이틴부르누'역에서 내려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 '카바타스'행 트램으로 갈아타고 '술탄아흐멧'역에

내려 트램길을 따라 5분쯤 걸으니 미리 예약했던 '동양호텔'이 길가에 보인다.

이 호텔은 한국인이 운영하고 호텔 한 켠엔 여행사도 겸하고 있고, 종업원이 터키인이지만 한국어를

잘 하는 친구라 처음 도착한 곳에서 어리버리한 꼴을 당하지 않으려고 미리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했었다.

 

그렇지만 11시간 가까운 비행에 녹초가 된  몸과 마음에 다정한 종업원은 아니다.

한국인 주인은 그 이후로 한번도 본 적은 없고, 이 덩치 큰 터키인  종업원은 우릴 힐큼 보더니 대뜸 

'패스포트!' 한다.

여권을 내밀자 컴퓨터에 머릴 박고 있더니 불쑥 키를 내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우리는 '에게? 이게 무슨놈의 호텔?' 하고 말았다.

1박에 60유로니 우리 돈으로면 9만원 가까운 돈인데, 방 크기는 우리네 장급 여관의 딱 40%,

좀 심하게 얘기 하자면 엉덩이가 부딪혀 둘이서 운신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 나라는 국민소득이 우리네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국민소득을 따지고픈 생각은 전혀 없지만

물가를 따져 보는데는 꽤 괜찮은 방법인데, 이건 간접 비교를 해도 엄청나게 비싸다. 

이 나라 숙소의 가격 대비 수준을 대충은 가늠할 수 있어 앞으로의 여정에 걱정이 앞선다.

(그렇지만 나중에 이스탄불의 엄청난 여행객수를 보고는 이 쬐그만 방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투숙객 대부분이 한국인 인듯 하니 역시 언어 문제는 누구나 골치 아픈 것임엔 틀림없나

보다.

해외 여행때 마다 느낀 점이지만 해외에서의 한국 숙소, 또는 식당 등에서 실망하지 않은 적이

별로 없었는데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방 안에는 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이라곤 찾아 볼 수 없다.

 

그렇지만 다음날 제공되는 아침식사를 접하곤 반 분이 풀렸다. 꽤 다양하고 정갈한 음식과 청결한

식당이 그나마 괜찮다.